황건적의 난
후한 말, 환관(옛날 궁궐에서 왕을 시중들던 남자 )과 황제의 외 척(외가 쪽 친척) 들은 어린 황제를 허수아비로 세운 채 권력을 손에 쥐고 휘둘렀다. 백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거두어들이고 곡식과 땅을 함부로 빼앗는 등 온갖 나쁜 짓을 일삼았다. 백성들의 불만은 커지고 여기저기 도적 떼까지 들끓어 나라 안은 날이 갈수록 어지러웠다.
이런 혼란을 틈타 기주 땅 거록에서 반란을 일으킨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태평도의 교 주인 장각이다. 장각은 나라에 불만을 품은 백성들을 모아 놓고 이런 말을 퍼뜨렸다. “푸른 하늘은 없고 누런 하늘만 있다. 갑자 년에는 하늘과 땅이 크게 길하리라.” '푸른 하늘은 한나라, 누런 하늘은 새로운 세상을 가리키는 말로 한나라를 멸망시키고 새로 운 나라를 세우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이들은 누런 깃발을 들고, 누런 머릿수건을 둘러 '황건적'이라 불렸다. 황건적은 관아에 불을 지르고 관리들을 죽이며 금세 여러 지방을 차지했다.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이 소식은 한나라 황실에 빠르게 전해졌다. 조정에서는 전국 곳곳의
관리들에게 급히 의병을 모집해 황건적을 무찌르라는 명을 내렸다.
삼 형제의 만남
“장비가 장팔사모를 들고 웬 사내와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얼른 가 보십시오.” 마을 사람이 유비를 찾아와 다급한 목소
리로 전했다. 거칠고 성질 급한 장비가 창까지 휘두른다니, 유비는 걱정이 되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동안 잠
잠했는데 갑자기 싸움을 한다는 소식 에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지자거리로 들어서자마자 어디서 싸움이 났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멀리서도 무기 부딪치는 소리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싸움은 한창 무르익어 있었다. 장비의 무예 솜씨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상대방도 만만치 않았다. 사내는 키가 크고,수염이 아주 길었으며 눈빛마저 예사롭지 않은 것이 한낱 건달로 보이지는 않았다. 유비는 사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왠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었다. 그러다 퍼뜩 기억이 떠올라 큰 소리로 외쳤다. “장비는 창을 거두어라!” “형님은 잠자코 계십시오. 이놈을 당장 때려눕히지 않으면 오늘 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장비가 싸움을 그칠 기미가 없자 이번에는 사내에게 부탁했다.
“관 공은 어서 무기를 거두어 주십시오. 제 아우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 는지요.” 유비의 말에 사내는 흠칫 놀랐지만 이내 싸움에 열중하며 물었다.“댁은 뉘시기에 제 성을 아시오?"
"노식 선생 밑에서 〈논어〉를 배웠던 일을 잊으셨소?"
사내는 흐트러짐 없이 칼을 휘두르며 말을 이었다.
"어찌 잊을 수 있겠소. 그렇다면 당신 역시 노식 선생의 제자시구
시 선생의 제자시구려. 그 런 분이 어찌 이런 망나니 같은 놈을 아시오?”
“제 아우입니다. 부디 창을 내려놓으시지요. 장비, 너도 어서 멈추지 모할까! 다시는 이런 소동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
그제야 둘은 무기를 내려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드서로를 노려보며 금방이라도 다시 싸울 기세로 씩씩댔다.
두사람이 화해하고 의형제까지 어떻게 맺게 되는지 다음장에서 계속 이야기 진행 됩니다.